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오징어순대에 올리브와 바질, 모짜렐라 치즈라니 — 이게 과연 말이 되는 조합인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에어프라이어에서 꺼낸 오징어를 썰어보는 순간,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치즈가 살짝 굳어 단면이 또렷하게 잘려 나오는 그 장면, 한 번 보시면 저처럼 멈칫하실 겁니다. 오징어 손질법, 이 순서를 지켜야 맛이 달라집니다오징어 요리에서 손질을 대충 넘기면 결과물이 어떻게 되는지 아시나요? 제가 처음 이 레시피를 시도했을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바로 손질 단계였습니다. 오징어 특유의 잡내와 질감은 손질 과정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몸통 뒷부분을 가위로 길게 잘라 내장을 분리하고, 안쪽 뼈(연골)를 손으로 잡아 빼낸 뒤 밀가루를 반 컵 정도 넣고 주물러주는 과..
저도 처음엔 잣을 바짝 볶아야 고소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파스타 전문점을 운영하던 시절, 여름마다 생바질을 따서 페스토를 만들었는데, 볶은 잣을 넣었더니 오히려 바질 특유의 향긋함이 죽어버리는 걸 직접 경험했습니다. 재료 하나의 선택이 완성된 접시의 맛과 색을 얼마나 크게 바꾸는지, 그 디테일을 이 글에서 풀어보겠습니다. 잣 볶음 여부,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잣을 볶아서 쓰면 더 맛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가게를 운영하면서 그 반대의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처음 몇 달 동안은 팬에 잣을 달달 볶아 고소함을 최대한 끌어낸 뒤 페스토에 넣었습니다. 그런데 블렌더를 돌리는 순간, 고소한 기름 냄새가 바질의 초록빛 향을 덮어버렸습니다. 결과물은 고소하지만 어딘가 납작한 맛이었죠.그 뒤로 생잣..
향신료 한 가지 없이 간장 두 종류와 설탕만으로 상하이 레스토랑 맛이 그대로 재현됐습니다. 처음 한 입 베어물었을 때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이게 정말 집에서 만든 게 맞나 싶어서요. 마이아르 반응이 홍소육 맛의 전부를 결정한다홍소육(紅燒肉)은 기름과 설탕을 볶다 간장을 더해 고기를 검붉게 조리는 중국 요리입니다. 중국 바이두 백과에만 등재된 레시피가 16개에 달할 만큼 지역마다 각색이 다양한데, 위키피디아 홍소육 항목의 대표 이미지가 상하이 스타일인 데서 알 수 있듯 간장 베이스의 상하이식이 사실상 이 요리의 얼굴로 자리잡아 있습니다.제가 직접 조리해보니 이 레시피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조미료를 넣는 순간이 아니라, 그 이전의 초벌 굽기였습니다. 여기서 마이아르 반응(Maillard reaction)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