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리조또를 처음 배울 때 쌀 종류 따위는 별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육수에 푹 익히면 비슷해지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 안일한 생각이 얼마나 큰 실수였는지, 이탈리아 주방에서 몸으로 깨달았습니다. 생크림 한 방울 없이도 까르보나라보다 크리미한 버섯 리조또가 가능하다는 것, 그 비결은 쌀과 기법에 있었습니다. 카르나롤리 쌀, 리조또 성패의 90%처음 이탈리아 현지 레스토랑 주방에 섰을 때, 셰프가 가장 먼저 집어 든 것이 쌀 포대였습니다. 카르나롤리(Carnaroli). 저는 그게 그렇게 중요한 줄 몰랐습니다. 아보리오(Arborio)도 있고, 국내산 쌀도 있으니 비슷하지 않겠냐고 속으로 생각했죠.한국에 돌아와 처음 리조또를 메뉴에 올릴 때, 카르나롤리를 구하기 어려워 국내산 쌀을 썼던..
주방에서 일하다 보면 "집에서 만든 리조또가 왜 이렇게 죽 같아요?"라는 말을 정말 자주 들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웠는데, 수백 번 쌀을 볶고 나서야 답이 보였습니다. 핵심은 단 하나, 쌀을 얼마나 긴장시키느냐였습니다. 샤프란 육수와 묵은지가 만나는 이 레시피는 그 원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조합입니다. 쌀 코팅, 리조또의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셨나요?제가 주방에서 초보 요리사들을 가르칠 때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이 바로 토스팅(Toasting)입니다. 토스팅이란 쌀을 오일과 향채에 볶아 표면을 코팅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쌀알 하나하나에 기름막을 씌워, 이후에 넣는 육수가 한꺼번에 흡수되지 않도록 방어막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이 단계를 대충 넘기면 그 뒤에 아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