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생신을 앞두고 뭔가 진짜 대접다운 음식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소꼬리 3kg을 직접 주문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잡내 하나 없고 콜라겐 식감은 족발보다 매력적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소꼬리는 어렵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순서만 제대로 지키면 누구든 집에서 충분히 완성할 수 있는 요리였습니다. 알꼬리 선택 — 먹을 살이 있어야 찜이 됩니다저도 처음엔 그냥 소꼬리면 다 같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구매하려고 알아보니 소꼬리에도 종류가 나뉩니다. 소꼬리는 크게 뼈 비율이 높은 사골용과, 살집이 두툼하게 붙은 알꼬리로 구분됩니다. 알꼬리란 꼬리 중에서도 살이 고루 붙어 있는 부위로, 국물 육수용이 아니라 찜이나 조림처럼 씹어 먹는 요리에 적합한 부위를 말합니다.제..
국물 요리에서 들기름을 쓸 때 가장 먼저 볶아야 한다고 생각하시지 않나요?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해왔습니다. 그런데 매장에서 수백 그릇의 들깨탕을 끓이면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 볶지 않아도, 아니 볶지 않는 쪽이 훨씬 낫다는 것입니다. 버섯과 들기름, 국간장을 미리 버무려 넣는 이 방식이 왜 과학적으로도 맞는 선택인지, 냉침육수와 찹쌀농도 조절이 왜 맛의 결정적 변수가 되는지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냉침육수, 정말 끓인 육수보다 나을까요냉침(冷浸, Cold Brew Extraction)이란 열을 가하지 않고 찬물에 재료를 장시간 담가 성분을 서서히 용출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용출'이란 재료 속 수용성 성분이 물로 빠져나오는 현상을 말하는데, 온도가 낮을수록 속도는 느리지만 쓴맛이나 잡내를 내는 성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