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초대 전날 밤, 대형마트에서 소고기 사태와 양지를 잔뜩 안고 귀가한 적이 있습니다. 문제는 핏물 빼는 데만 서너 시간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었는데, 막상 과감하게 생략해 봤더니 결과가 예상 밖이었습니다. 기름을 꼼꼼히 걷어내는 것만으로도 국물이 맑고 담백하게 완성됐거든요. 이 글에서는 나주곰탕의 핵심 조리 원리를 수치와 비교를 토대로 짚어보겠습니다. 핏물 제거, 정말 필수인가 — 조리 원리부터 따져봤습니다곰탕을 처음 끓이는 분들이 가장 먼저 검색하는 게 바로 "핏물 빼는 시간"입니다. 보통 냉수에 1~2시간, 길게는 3시간씩 담가두는 방식이 통용됩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비교해봤더니 이 과정이 절대 원칙은 아니었습니다.핵심은 혈액 속 미오글로빈(myoglobin)에 있습니다. 미오글로빈이란 근육 조..
중식 주방에서 오래 일하면서 깐풍기만큼 손님 반응이 한결같은 메뉴도 드물었습니다. 처음엔 저도 '그냥 튀겨서 소스에 버무리면 되는 거 아닌가' 하고 얕봤는데, 실제로 만들어보니 소스 배합과 튀김 코팅 두 가지가 조금만 어긋나도 전혀 다른 음식이 나오더군요.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부딪히며 정리한 깐풍기의 핵심 원리를 소스 배합과 튀김 코팅 두 축으로 나눠 기록합니다. 깐풍기 소스 배합 — 간장·굴소스·식초의 황금 비율깐풍기라는 이름 자체가 중국어 발음을 한국식으로 음차(音借)한 것입니다. 음차란 외국어의 발음을 그대로 빌려 자국 문자로 표기하는 방식인데, 그 뜻은 '각 복이 많은 소스 요리'에 가깝습니다. 한마디로 소스가 정체성인 음식이라는 뜻입니다.일반적으로 깐풍기 소스는 간장만 쓰면 된다고 알려져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