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 전문점에서 어복쟁반 한 상을 받아 들면 5~6만 원은 기본입니다. 처음 그 가격표를 보고 저도 선뜻 주문을 못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소고기 양지와 사태 1kg, 딱 1만 원 안팎으로 집에서 거의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다는 걸 직접 해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고기 부위별 손질법과 육수 간 맞추는 타이밍만 잡으면 생각보다 훨씬 쉽게 완성됩니다. 고기 손질 — 핏물 빼기부터 결 방향까지어복쟁반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잡내입니다. 소고기 양지와 사태는 근막과 결합 조직이 많은 부위라 혈액이 남아 있으면 아무리 오래 삶아도 탁하고 텁텁한 냄새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제가 처음 만들었을 때 이 단계를 대충 넘겼다가 육수 색이 탁하게 나와 상당히 실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핏물 빼기(블러딩)란..
냉면집 앞에서 2만 원짜리 한 그릇을 앞에 두고 "이걸 집에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평양냉면은 조미료 없이 고기 육수만으로 승부하는 음식이라, 집에서 재현하려면 손이 많이 간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직접 해보니 어렵다기보다 섬세한 작업이었습니다. 양지와 사태 두 가지 부위만 있으면, 생각보다 정직하게 그 맛이 나옵니다. 평양냉면 육수 제조, 왜 이렇게 손이 많이 갈까평양냉면 육수를 직접 뽑아본 분이라면 공감하실 겁니다. 첫 번째 관문은 핏물 제거, 즉 혈수(血水) 처리입니다. 여기서 혈수 처리란 고기 내부에 남은 혈액 성분을 충분히 빼내는 과정을 말하는데, 이 과정이 부족하면 끓이는 내내 불순물이 올라오고 누린내가 잡히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해봤는데,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