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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돈가스를 만들 때 기름이 가득 찬 냄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한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비엔나식 슈니첼을 직접 만들어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팬 프라잉(Pan Frying) 방식만 정확히 이해하면, 기름은 훨씬 적게 쓰면서도 훨씬 더 향긋하고 바삭한 슈니첼이 완성됩니다. 그리고 요구르트를 졸여 만드는 소스는 처음엔 솔직히 반신반의했는데, 지금은 이 소스 없이는 슈니첼을 낼 생각을 못합니다.

팬 프라잉과 올리브유, 실제로 써보니 이렇습니다
슈니첼을 딥 프라잉(Deep Frying) 방식, 즉 기름에 완전히 잠기게 튀기는 방식으로 조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여기서 딥 프라잉이란 기름을 재료가 완전히 잠길 만큼 넉넉하게 채워 재료 전체를 기름 속에서 익히는 방법입니다. 일반 닭튀김이나 통삼겹 튀김이 이 방식이죠. 반면 팬 프라잉은 팬 바닥에 기름을 충분히 깔되 재료가 잠기지는 않는 수준으로 조리하는 방식입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래한 비엔나슈니첼(Wiener Schnitzel)의 전통 조리법이 바로 이것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팬 프라잉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불 조절과 뒤집는 타이밍이 아니라 고기가 팬 바닥에 눌러 붙지 않도록 집게로 끝자락을 계속 들었다 놓아주는 동작이었습니다. 슈니첼은 얇게 두드려 펴기 때문에 무게가 고르지 않고, 바닥에 닿아 있는 부분이 집중적으로 눌리면 시커멓게 타는 팬 자국이 생깁니다. 요리 현장에서도 이 부분을 항상 강조하는데, 막상 집에서 해보면 소홀히 하기 쉬운 동작입니다.
올리브유 사용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올리브유는 발연점(Smoke Point)이 낮아 고온 조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알려진 경우가 많습니다. 발연점이란 기름이 가열됐을 때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온도를 말하는데, 이 온도를 넘으면 유해 물질이 발생하고 기름 자체가 분해됩니다. 그런데 올리브유는 품종마다 발연점 차이가 큽니다.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 등급은 160~190°C 수준에 머무르지만, 정제 올리브유(Refined Olive Oil)나 퓨어 올리브유(Pure Olive Oil)는 210~240°C까지 올라갑니다. 제 경험상 이 차이를 무시하고 향이 강한 엑스트라 버진을 썼다가 연기가 과도하게 피어오른 적이 있었습니다. 슈니첼 팬 프라잉에는 정제 올리브유처럼 발연점이 높고 향이 지나치게 강하지 않은 기름을 고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좋은 정제 올리브유를 쓰면 기름이 달궈지면서 은은한 프루티(Fruity)한 향이 올라오는데, 이것이 고기에 배어들어 돈가스 본연의 육향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풍미를 한 층 끌어올립니다.
- 팬 프라잉은 기름 사용량을 딥 프라잉 대비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 슈니첼 조리 중 집게로 고기 끝자락을 주기적으로 들어줘야 팬 자국 없이 고르게 익힙니다
- 올리브유는 등급과 품종에 따라 발연점 차이가 크므로, 팬 프라잉엔 정제 올리브유가 안전합니다
- 연기가 막 피어오르기 직전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삭함을 살리는 핵심입니다
- 고기에 소금·후추만으로 간을 충실히 하는 것이 슈니첼 맛의 기본이자 전부입니다
올리브유의 발연점과 품종별 특성에 관한 더 상세한 자료는 출처: ScienceDirect — Smoke Point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요구르트 소스, 괴식이라는 편견을 뒤집다
요구르트를 팬에 올려 졸이는 소스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요구르트가 열을 받으면 분리되거나 탈 것 같다는 선입견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봤더니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요구르트를 중불에서 서서히 졸이면 수분이 날아가면서 유당(Lactose)과 산미가 농축되어 꿀처럼 찐득한 시럽 형태가 됩니다. 유당이란 유제품에 자연적으로 포함된 당분으로, 열이 가해지면 메일라드 반응(Maillard Reaction) 없이도 자체적인 단맛이 깊어집니다. 이 농축된 단맛이 슈니첼의 느끼함을 단번에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요리 현장에서도 유제품의 수분을 날려 산미를 농축한 소스를 가금류나 튀김류에 곁들이는 시도를 종종 해왔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는데, 요구르트는 당분 함량이 높아 강불에서 졸이면 팬 바닥이 순식간에 눌어붙으면서 쓴맛이 올라옵니다. 제 경험상 이것이 가장 흔한 실패 원인입니다. 불 조절에 자신이 없다면 극소량의 물을 더해 천천히 약불로 농축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입니다.
소스의 완성은 딜(Dill)과 레몬 제스트(Lemon Zest), 그리고 홀그레인 머스터드(Whole Grain Mustard)의 조합입니다. 딜이란 미나리과에 속하는 향신 허브로 해산물 요리에 주로 쓰이지만, 유제품과 결합하면 청량하고 풀향 나는 아시디티(Acidity)를 만들어냅니다. 아시디티란 산미를 뜻하는 조리 용어로, 기름진 튀김의 뒷맛을 깔끔하게 씻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레몬 제스트로 껍질의 에센셜 오일을 더하고, 홀그레인 머스터드의 거친 씨앗 질감이 씹히면 소스의 완성도가 한 단계 올라갑니다. 출처: BBC Good Food — Dill에 따르면 딜은 레몬과 유제품을 베이스로 한 소스에서 풍미 조화가 특히 뛰어납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이고 싶은 것은, 이 소스의 범용성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남은 치킨에 찍어봤더니 슈니첼에 곁들이는 것 못지않게 잘 어울렸습니다. 슈니첼 전용 소스로만 생각하기보다, 튀김류 전반에 활용 가능한 소스로 봐도 충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슈니첼을 집에서 만들 때 꼭 올리브유를 써야 하나요?
A. 반드시 올리브유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포도씨유나 해바라기유처럼 발연점이 높고 향이 중립적인 기름도 충분히 대체 가능합니다. 다만 정제 올리브유를 쓰면 고기에 은은한 프루티한 향이 더해져 풍미가 달라지는 것을 제 경험상 분명히 느꼈습니다. 어떤 기름을 선택하든 발연점 확인이 먼저입니다.
Q. 요구르트 소스 만들 때 요구르트 종류가 중요한가요?
A. 플레인 요구르트라면 어떤 제품이든 큰 차이는 없다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제 경험상 당분이 추가된 가당 요구르트는 불 조절을 조금만 실수해도 팬 바닥이 타기 쉬웠습니다. 무가당 플레인 요구르트를 기본으로 쓰고, 단맛 조절은 졸인 뒤 꿀로 따로 맞추는 것이 실패 확률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Q. 슈니첼 빵가루는 한 번만 묻혀도 되나요?
A. 한 번만 묻혀도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두세 번 반복해서 묻히면 고기에서 수분이 조금씩 스며 나오면서 빵가루가 점점 층층이 붙어 튀겼을 때 훨씬 두툼하고 고른 크러스트(Crust)가 형성됩니다. 크러스트란 튀김옷의 바삭한 바깥층을 가리키는 용어로, 이 층이 두꺼울수록 기름이 고기 안으로 덜 스며들고 육즙이 더 잘 유지됩니다.
Q. 딜을 구하기 어려우면 다른 허브로 대체할 수 있나요?
A. 딜 대신 타라곤이나 차이브로 대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고, 저도 타라곤으로 시도해본 적이 있습니다. 풍미 방향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요구르트 소스 자체의 완성도는 유지됐습니다. 다만 딜 특유의 청량한 풀향이 레몬 제스트와 만드는 조화는 다른 허브로는 완벽히 대체되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결론
비엔나슈니첼의 매력은 재료와 조리법 모두 군더더기가 없다는 점입니다. 소금과 후추, 밀가루-계란-빵가루의 밀계빵 순서, 그리고 팬 프라잉의 정확한 온도 조절. 이 기본기가 완성되면 소스가 없어도 이미 충분히 맛있습니다. 여기에 요구르트 졸임 소스를 더하면, 느끼함이 걱정되는 분들도 마지막 한 점까지 깔끔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엔 올리브유 선택과 요구르트 불 조절에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안정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처음 만드신다면 정제 올리브유와 약불 요구르트 졸임, 이 두 가지만 주의해서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다음은 직접 해보는 것이 어떤 설명보다 빠릅니다.